
누군가에게 화를 내보는 것은 저에게는 무척이나 생소한 일이었다. 워낙 사람들과의 접촉을 깊게 한 것도 아니었고,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아노를 잘 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아이들 사이에서도 어느정도의 호감들을 가지고 있었기에, 에코 클레멘타인은 지금까지 큰 갈등없이 지내왔다고 볼 수 있었다. 조금 밝은 성격이 어쩌면 더 도왔을지도 모르고. 창문을 틈새로 몰래 들어오는 햇빛이 따스했다. 너와 마주하는 눈빛은 올곧았다. 피할 생각도 없었고, 원래 그러한 행동은 자신과 잘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했다. 생소한 갈등의 순간은, 꽤나 허무하게 끝나는 것을 깨달았다. 엉킨 실을 푸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라는걸, 어쩌면 이번 기회를 알 수 있었다. 너의 사과를 들었을때의 기분이란 오묘했고, 이상한 감정을 피어오르게 했다..
커뮤/사계말
2021. 2. 12. 22:54